“자러 들어간 건데 아직도 못 잔 거야?” 민이 방송을 보다 말고 일어나서 걱정스럽게 묻자, 반디는 힘을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으... 그러니까... 뭐 이렇게 독한 건지 몰라. 뭘 할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고.” 반디는 아직도 앓는 소리를 내는데, 얼굴 역시도 꽤나 수척해져 있다. 그래도 어떻게 걸어다니기는 하는지, 민은 그 모습을 보고 안도...
“말해 줘야겠는데, 셰릴!” 셰릴이 순간 차논의 말에 뜨끔했는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셰릴은 돌아가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깨달았는지, 어떻게든 차논을 떨어뜨릴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셰릴의 답은 오래지 않아 나오기 시작한다. 실시간으로, 셰릴의 방송 대화창에 불만을 나타내는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훼방꾼 하나 왔네. 쫓아버리죠] [적당히 혼내...
셰릴의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마리나센터 옆의 공원. 셰릴은 자신이 표적으로 잡은 중년 여성과 한참 인터뷰를 진행하고, 뒤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자동차 연구 모임의 부원들은 거기에 맞춰 겉으로는 셰릴의 지시에 따라서 같이 환호를 해 주거나 소리를 내어 웃거나 하지만, 속으로는 전혀 딴판의 생각을 하고 있다. ‘에이,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방송 하나 ...
그리핀 로널드 휴즈(Griffin Ronald Hughes) 키 : 162cm 몸무게 : 49kg 미린중학교 3학년. 며칠 동안 학교 주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마왕성 사건의 장본인이다. 정확히는 환각을 만들어서 실제와 흡사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으로 며칠간 사람들이 놀라거나 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자동차 연구 모임의...
그리핀은 어느덧 울상까지 짓고 있다. 그건 체념과는 약간 다른 감정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 상황에서 그리핀이 뭔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게 그것이다. 그 광경을 보던 민과 친구들은 피오와 아펠바움 실장이 가라는 손짓을 하자, 두 사람에게 인사하고는 그곳을 떠난다. 민이 마지막으로 그리핀의 표정을 보니, 정말 세상의 불행을...
“아침에 먹은 게 뭐기는! 네가 왜 모르는 것처럼 말해? 잘 생각해 보라고!” 반디의 마치 쥐어짜내는 듯한 그 말을 듣자마자 민은 아까 아침 식사를 할 때를 떠올린다. 그날따라 민은 자신이 자주 먹던 햄치즈샌드위치가 아닌, 팬케이크를 먹었고, 크게 마음에 두지는 않았다. “그 샌드위치를 왜 누나가 먹은 거야?” “아, 그런 일이 있었지. 마트에서 누군가가 ...
“6년 전에 했던 말, 기억나지?” “6년 전이라니?” 나와 재희는 6년 만에 우연히 다시 만났다.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같은 학교였지만, 서로 다른 대학으로 갈라져서 그간 얼굴도 못 봤다. 그나마 연락은 좀 했었는데, 어느새 연락이 끊어졌다. 그렇게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 우연히 다시 만난 것이다. 재희가 의대를 다닌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보니까...
“하... 10년은 감수했네.” 그리핀이 그렇게 안도하며 계속 풀숲 밑을 기어가지만, 지금 그리핀은 아직도 아까 아침의 그 일의 여파로 온몸이 자꾸만 욱신거리고, 거기에다가 또 무슨 일이 닥쳐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쉬이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무튼, 그리핀은 다음을 도모하기 위해 공원의 바닥 풀숲을 기어서, 옷에 풀과 온갖 열매를 다 묻혀 가...
“로완 씨! 로완 씨!” 혹여나 이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 듣기라도 할 까봐, 나는 목소리를 더욱 낮추고 말했다. 하지만 로완에게는 그것도 성가셨던 모양이다. “지금 하비에르 씨같이 갈등하는 건 아니겠지? 만약에 그런 생각이면, 곧장 요트로 돌아가는 게 좋아!” “아... 아니라고, 로완 씨.” 로완이 워낙 강경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나는 더는 어쩌지 못하...
라일라는 웃는 건지 무관심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서, 잠시 슬레인과 준후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관찰한다. 예상대로 둘의 표정은 조금 더 일그러져서, 마치 그 자리에서 공격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자세를 취한다. 슬레인이 씩씩거리는 걸 참고서 입을 연다. “라일라, 내가 할 말은 아닌데, 지금 너 이러는 거 전혀 히어로답지 않다?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
“너 ‘툴레’라는 섬 이야기 들어 봤냐?” “툴레...?” 내가 주말에 자주 다니는 괴담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렇게 큰 모임은 아니고, 직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기들이 아는 괴담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이렇게 모인 지가 6개월 정도는 되는데, 마침 이 모임에는 초능력자도 몇 명 있어서 모임을 반복할수록 더욱더 흥미롭다는 생각...
“응? 즉석에서 구호를 만들라고?” 윤진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들은 치히로는 당황했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치히로가 듣기에도 많이 황당했던 건지, 얼굴이 벌게진 건 덤이다. 치히로는 곧이어 무언가 생각이 든 건지, 다시 윤진에게 말한다. “에이, 싫어! 그런 거 하면 우리 체면이 안 서잖아.” “뭐야... 나는 너희들이 히어로 동아리라길래 구호 같은 거...
글 쓰고, 가끔 그림도 그립니다.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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